하이큐

[하이큐/키요ts스가]우리가 있는 곳

물빛녘 2014. 7. 24. 01:54

※시미즈 키요코ts(키요토) x 스가와라 코시


 

[하이큐/키요ts스가]우리가 있는 곳

written by. 티토

 

 

 질투가 안 난다면 그건 거짓말. 압도적인 재능을 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 물론 나 또한 예외는 아니고. 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착하지 않으니까. 음, 뭐라 말하면 좋을까. 사람들은 겉모습에 쉽게 현혹되는 거 같아. 겉모습을 보고 자기 멋대로 이 사람은 이럴 것이다, 단정을 지어 버려.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이 사람은 걱정이 없는구나, 고민이 없는구나, 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 고민이 있다고 말하면 '네가?'라며 놀라고. 아, 키요토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도 이렇게 내 말을 들어주잖아.

 

 가끔 내가 빠져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그도 그럴 것이 대단하잖아, 카게야마. 더군다나 지금은 중학교 때와는 많이 달라졌어. 본인도 노력하고 있고.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아. 때때로 그 모습을 볼 때면 무서워지기도 해. 저 애는 어디까지 발전하는걸까. 한계는 대체 어느 정도일까. 나는 연습을 거듭해도 별로 발전이 없는 것 같은데.

 

 아아, 고마워. 그렇지만 진전이 없는걸? 마치 벽이 있는 거 같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 너는 여기까지밖에 나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거 같아서 울화가 치밀어. 그래서 연습에 매달렸어. 응, 그래서야. 그게 너무 과했던 탓인지 이렇게 탈이 나버렸지만.

 

 있잖아, 천재, 라는 부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일반인들이 악을 써서 달려간 곳을 가볍게 걸어 도착한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조금만 더 열심히 뛰어 간다면 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닿지 않는다면? 아아, 그 때는 정말 허탈하지. 마치 지금처럼. 솔직히 천재에 대해서는 아, 대단하구나, 그 정도 생각만 하고 있었어. 같은 고등학교에, 같은 동아리, 같은 포지션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

 

 카게야마를 미워하냐고? 음, 그건 아닌 거 같아. 카게야마는 성실하고, 나름 예의도 있고. 아하하, 물론 조금 험악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착한 녀석이잖아. 카게야마한테는 잘못이 없으니까 미워할 수는 없지. 그 애를 탓할 수도 없어. 그 애는 그 애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으니까. 물론 재능은 부럽지. 그래도 카게야마한테는 고마워 하고 있는걸. 우리가 이 정도로 나아갈 수 있는 건 그 애의 도움이 컸으니까. 정말 꼴사나운 선배네. 이렇게 자기 위로나 하고 있고 말야. 그 애도 지금 많이 힘들텐데. 신기술 연습이 마음대로 안 되는 거 같더라구. 내가 도움이 될 만한 구석이 없어서…….

 

 앗, 지나치게 생각하는 버릇 나왔다. 정말 이거 고쳐야 한다니까. 저번에 다이치한테도 한소리 들었고.

 

 선생님들도 진로를 생각해라, 하시는데. 역시 그만 두는 게 좋을까.

 

*

 

 가끔 스가와라는 자신을 너무 비하하는 거 같아. 음, 그런가. 그럼 스가와라의 장점부터 나열해 볼까? 첫째, 친절하다. 후배들이 묻는 것에도 잘 대답해주고 고민하고 있으면 도와주려 하고 있잖아. 그리고 둘째, 성실하다. 지금까지 연습 꼬박꼬박 나오고 틈나면 연습이었잖아. 그리고 셋……, 알았어, 그만할게.

 

 난 오히려 스가와라가 부러운데. 그래도 스가와라는 코트 위에서 뛸 수 있잖아. 나는 못 하니까. 가끔 벤치에서 너희를 바라볼 때면 정말 빛나는 거 같아. 그래서, 나도 같이 서고 싶을 때가 많아. 하지만 난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그곳에 낄 수 없어, 라고 생각했어.

 

 스가와라, 그거 알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닌 이유.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걸. 스가와라도 벤치에 있을 때 가만히 있는 건 아니잖아. 상대를 파악하고, 우리 팀의 틈을 파악해. 그리고 해답을 찾아내고 그걸 모두에게 알려줘. 스가와라도 한 팀의 구성원으로서 열심이잖아. 그러니까 스가와라는 필요없는 사람이 아냐. 아, 물론 코트 위에 설 때도 대단한걸. 모두를 격려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주고 있으니까.

 

 괜찮아, 벽이 보일 때도 있을 거야. 하지만 끝은 아니잖아. 후후, 무슨 소리냐고? 히나타 군도 그랬잖아. 벽에 막혔지만 그걸 뛰어넘었어. 스가와라도 할 수 있어. 내가 장담할게. 음, 위가 없으면? 그럼 뚫고서라도 지나가면 되지 않을까?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연습에 같이 참여할 수는 없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도울게. 예를 들면 지금처럼 쉬어가고 싶을 때.

 

 확실히 부럽지, 천재는. 그렇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존재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까진 부럽지 않아. 나는 매니져니까 뒤에서 받쳐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사람의 역할을 할 생각이야. 내가 있는 곳은, 있는 자리는 그런 자리라고 생각해. 스가와라의 자리는 어때?

 

 카게야마군은 스가와라군 덕분에 많이 바뀐 거라 생각해. 많이 도와줬잖아. 친절한 선배가 있었으니까 후배님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었지 않을까.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어. 그건 스가와라, 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