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에이/미유사와크리]질투
※미유사와, 크리사와
※제가 다이에이 애니를 초반까지밖에 못 봤습니다.mm) 캐붕이 심각할 거라 예상됩니다. 말투도 잘 몰라요...
야구만화는 처음 팝니다ㅠㅠ 좀 많이 짧습니다. 쓰고나니 크리사와가 없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이에이/미유사와크리]질투
written by. 티토
좋아한다, 라는 말을 분명 너에게 들었던 것 같은데 말야. 미유키는 뒷목을 긁적이며 오늘도 어김없이 크리스 옆에서 눈을 반짝이며 서 있는 사와무라를 바라보았다. 들떠서 살짝 상기된 뺨, 기분이 좋은 듯한 목소리. 누가 들으면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크리스 선배인 줄 알겠다고. 쓰게 웃으며 보호구를 착용했다. 공을 만지작거리며 멀뚱이 서 있는 후루야에게 다가갔다. 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후루야가 고개를 들었다. 계속 보고 계시네요. 후루야의 말에 이번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은 미유키였다. 내가? 누구를?
"좀 전부터 쭈욱, 사와무라를 보고 계셨던 것 같은데요."
아, 그랬던가. 이런 쪽으로 둔한 후루야에게 들킬 정도면 저도 뚫어져라 사와무라를 쳐다보고 있었나 보다. 아무래도 자제를 하는 게 좋겠지. 힐끗 뒤에 있을 사와무라를 바라보았다. 역시나 이쪽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분명 자신은 고백을 들은 입장일텐데도 이렇게 초조하게 될 줄이야.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고 들어가야 한다더니, 지금이 그 꼴인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와무라에게로만 계속 눈길이 갔던 자신이었으니까. 뭐, 그걸 깨달은 건 최근의 일이지만. 와하하 웃으며 후루야의 어깨를 쳤다.
"기분 탓이야, 기분 탓. 자자, 어서 불펜으로 가자고."
마지막으로 사와무라를 봤지만 역시나 크리스 선배와 얘기하느라 바쁘다. 조금이라도 신경 써주면 어디가 덧나나. 대우도 하늘과 땅 차이고. 나랑 배터리 짜고 싶다고 한 게 언젠데, 벌써 변심인 거냐고. 가볍게 숨을 들이쉬며 먼저 걸어가고 있는 후루야의 뒤를 따랐다. 정말 내가 뭐하고 있는 것인지. 여기를 보질 않는 사와무라에게 섭섭함을 느꼈다. 아아, 집중하자, 집중. 앞에 서서 공을 던질 준비를 하는 후루야를 응시했다. 저 녀석의 공, 빨라서 한눈 팔면 안 되니까. 애써 마음을 다 잡았다. 불펜으로 들어서 자리를 잡고 공을 받기 위해 반쯤 앉았다. 집중하려고 해도 해맑은 표정으로 웃고 있던 사와무라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고백을 들었던 건 며칠 전의 일. 자율연습까지 마친 채 방에 돌아가려는 순간 사와무라의 갑작스런 부름에 공이라도 받아달라는 부탁인 걸까 싶어 따라갔더니 들었던 건 '좋, 좋아함다!'라는 멋대가리는 하나도 없는 담백한 고백. 그제서야 느낀 자신의 감정에 나도 좋아한다, 라고 말했었는데. 그건 장난일 뿐이었냐고.
"저……, 괜찮으신가요?"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물어오는 후루야의 모습에 하하 웃다가 결국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미안, 조금 이따 시작하자,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사와무라가 연습하고 있을 곳으로 향했다. 어라, 크리스 선배는? 주변을 둘러보며 선배를 찾아보았지만 연습하고 있는 것은 사와무라 뿐이었다. 한참 공을 던지던 사와무라가 뒤를 돌아보았다.
"엑."
사와무라는 단말마의 소리와 함께 노골적으로 깜짝 놀란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정말 너무한 거 아니냐고.
"어이, 어이. 너, 너무 노골적으로 반응하는 거 아냐? 그렇게 고백해놓고 새삼 부끄러워지기라도 한 거?"
본심을 숨기며 장난스레 말을 던지니 사와무라의 얼굴이 눈에 띌 정도로 붉게 익었다. 어, 뭐야, 진짜? 사와무라는내가 언제 부끄러워했다고 그래, 라고 악을 쓰더니 글러브를 끼지 않은 손으로 미유키를 향해 삿대질했다. 미유키는 누가 봐도 저 부끄러워하고 있소, 라고 생각할 정도의 사와무라의 행동을 보고 푸하하 웃어버렸다. 좀 전까지 끙끙 앓았던 게 우스울 지경이었다.
아아, 정말 너란 녀석은 보면 볼수록 좋아진다니까.
